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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음악] 1950~60년대를 뒤흔든 모달 재즈: 자유로운 즉흥의 탄생

by 음악 지식백과 사전 2025. 2. 28.

모달 재즈(Modal Jazz)는 1950년대 후반부터 1960년대에 걸쳐 재즈씬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독특한 음악 스타일로, 전통적인 코드 진행을 빠르게 전환하던 이전 장르와 달리 하나 이상의 모드(스케일)를 오랜 시간 유지하며 즉흥 연주에 집중한다. 이는 다양한 세계 음악 전통에서 영감을 받고자 했던 음악가들의 시도에서 비롯되었는데, 비밥과 하드 밥처럼 복잡하고 빠른 화성 변화를 구사하던 흐름과는 전혀 다른 방향성을 추구한다. 당시 뮤지션들은 기존의 복잡성을 어느 정도 해소함으로써 자유롭고 풍부한 감수성을 노래하고 싶었고, 그 결과 모달 재즈는 재즈에 새로운 흐름을 불어넣으며 점차 대중과 평단의 관심을 모았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혁신의 배경

950년대 후반 이후, 재즈 음악가들은 비밥과 하드 밥이 보여주던 기술적 난이도와 빠른 코드 전환이 즉흥 연주의 가능성을 오히려 제약한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복잡한 구조를 소화하는 것 자체가 작곡가와 연주자에게는 매력적 도전이었으나, 너무 많은 코드를 순식간에 바꿔나가야 하다 보니 멜로디와 감정을 충분히 살리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동시에 재즈계에서는 아프리카, 아시아, 중동 등지의 전통 음악에 대해 새로운 관심이 생겨났고, 이러한 다양한 음악 문화가 재즈의 스케일과 화성 구조에 신선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결과적으로 모달 재즈는 복잡한 코드를 단순화하고 특정 모드나 음계를 오래 유지하면서 즉흥의 자유도를 크게 높이게 되었다. 그로 인해 연주자는 자칫 제한적으로 보일 수 있는 하나의 스케일 안에서 오히려 더 깊은 감정과 창의력을 끌어낼 수 있었고, 이는 곧 ‘새로운 재즈’에 목말라하던 청중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재즈 음악] 1950~60년대를 뒤흔든 모달 재즈: 자유로운 즉흥의 탄생
[재즈 음악] 1950~60년대를 뒤흔든 모달 재즈: 자유로운 즉흥의 탄생

 

모드에 기반한 새로운 즉흥 영역

모달 재즈의 가장 큰 특징은 특정 모드를 지속해 사용함으로써 연주자에게 넓은 표현 영역을 확보해 준다는 점이다. 예컨대 전통적인 재즈 곡에서 많게는 수십 개의 코드가 빠르게 교체되었다면, 모달 재즈 곡에서는 한두 개의 코드나 특정 스케일만으로도 상당히 오랜 구간을 채우며 연주를 진행한다. 이러한 방식은 드론 기법처럼 일정 음이나 코드를 끊임없이 유지하는 기법과 어우러져 명상적이면서도 감성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반복을 통해 잔잔하다가도 순간적으로 고조되는 다이내믹함을 배가시킨다. 화성을 단순화했기에 연주자가 굳이 복잡한 전조나 코드 변환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므로, 오히려 리듬 섹션과의 상호작용이나 미묘한 멜로디 변주에 집중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연주자들은 내면의 감정이나 예술적 영감을 자유롭게 꺼내 보여줄 수 있게 되었고, 속도와 기교를 겨루던 이전 장르와는 전혀 다른 울림을 선보였다.

 

 

대표 아티스트가 남긴 감동과 유산

1950년대 후반과 1960년대에 걸쳐 모달 재즈는 수많은 뮤지션에게 새로운 예술적 돌파구가 되었다. 그 중심에 선 인물로는 마일스 데이비스가 있는데, 1959년에 발표된 “Kind of Blue”는 모달 재즈를 대표하는 명반으로 손꼽힌다. 이 앨범에서 “So What” 같은 곡들은 단순화된 코드 진행과 모드 중심의 즉흥을 통해 재즈가 가진 가능성을 새롭게 열어 보였다. 존 콜트레인은 “My Favorite Things”에서 소프라노 색소폰을 기반으로 자신만의 모달 접근법을 선보이며 브로드웨이 발 노래를 혁신적인 재즈 스탠더드로 거듭나게 만들었다. 허비 행콕은 “Maiden Voyage”를 통해 독창적인 피아노 어법과 모달 화성을 녹여내 많은 연주자들에게 영감을 주었고, 빌 에반스는 “Sunday at the Village Vanguard”에서 섬세하면서도 긴장감 넘치는 트리오 연주로 모달 재즈에 우아함을 더했다. 웨인 쇼터 또한 “Speak No Evil”로 하드 밥과 모달 재즈의 접점을 오가며 흥미로운 화성 구조를 제시해, 이 시기 재즈 사운드의 스펙트럼을 한층 넓혔다.